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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긴 전통시장…"메르스, 세월호 때보다 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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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18일 정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입구.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을 내리고 싣기 위해 주차전쟁을 벌이던 관광버스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시장 안쪽 '먹자골목' 역시 한산하긴 마찬가지. 가게마다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 김밥'과 지짐이 등이 수북이 쌓여있지만, 손님이 있는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위축으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바닥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전통시장 중 한 곳인 광장시장에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음식을 포장해가던 인근 사무실 직원 등 내국인 방문객도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광장시장의 6월 매출은 전달대비 반 토막이 났다. 

장사가 너무 안되다 보니 시장상인들의 신경도 곤두서있었다. 상인들에게 말 한마디 붙여보기도 어려울 정도다. "장사 안 되는 것 안보이냐. 가라. 사진도 찍지 마라"며 대다수 가게 주인들이 손사래를 치며 답답한 심정에 짜증을 낸다. 

먹자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의류·섬유 골목 상황은 더 심각했다.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한복을 비롯해 모시, 삼베 등 여러 직물과 침구류를 도매로 파는 이 골목엔 상인 간 대화마저 끊긴 듯 적막했다. 안동 삼베를 도매로 판매하고 있는 상인 이모씨는 "이렇게 장사가 안되니 다음 주부터 여름휴가를 당겨쓴다고 생각하고 며칠 가게 문을 닫을 생각"이라며 "휴가비를 못 벌었으니 어디 가진 못하고 집에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여전히 비닐 포대로 꽁꽁 싸맨 채 하루의 장사 시작도 하지 않은 가게도 종종 눈에 띄었다. 남대문시장 입구에서 생과일주스와 냉커피 등을 파는 김순애씨(62, 가명)는 "사람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다"며 "내 평생 장사 할 시간에 골목 입구부터 끝이 훤히 보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동복과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파는 가게도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메르스 앞에선 한류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들른다는 연예인 포스터와 사진첩 등을 파는 가게도 텅텅 비었다. 남대문 시장 한 복판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길을 안내하던 도우미 두 명도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지방 전통시장의 상황은 서울보다 더 안 좋다. 중기청이 서울을 비롯한 7대 광역시를 비롯해 메르스 사태 초기에 환자가 발생한 평택·화성 등 4개 지역의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1403곳을 대상으로 매출 추이를 비교한 결과 마을을 전체 격리한 순창은 무려 72.8%나 매출이 줄었다. 화성과 평택도 각각 매출이 55% 넘게 줄었다. 아산(-40.8%), 대전(-31.4%), 부산(-26.3%) 순으로 매출 감소세가 높았다.


중기청 관계자는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탓에 전주 한옥마을도 평일은 방문객 수가 80%, 주말은 90%까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선 "메르스 사태의 여파가 지난해 세월호 사건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실제로 중기청의 조사결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50.4%는 "메르스가 지난해 세월호 사고보다도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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