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불확실성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것이 확실하다는 말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얘기와 같아지므로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세상은 불확실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 특히 경제활동에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경제활동은 불확실성이라는 무형의 잠재적 가치를 활용해가는 활동이라고 봐도 크게 틀림이 없게 된다. 누가 먼저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예측 가능성을 높이느냐에 경제활동의 성과 즉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수렵시대의 창과 활은 사냥 실패의 불확실성을 줄여 주었으며, 농경시대의 저수지는 수확의 불확실성을 줄여주었고, 산업시대의 철도는 물류활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었다. 현대의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은 경제변동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고도의 경제 행위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불확실성의 회피 활동이 가장 격렬하게 벌어지는 현장은 주식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 있는 투자정보와 투자기법의 선취는 투자실패의 리스크를 낮추는 중요한 경제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같이 불확실성은 모든 경제활동의 에너지 원천이 될 뿐 아니라 나아가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의 기본자본이 된다.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는 것은 자본을 관리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와 동격이다. 그러므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대상을 찾아서 그 불확실성을 관리하기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대체로 시장은 완전경쟁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기대 수익 규모가 무의미한 시장이나 대상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은 완전경쟁시장에 진입하여 그 속에서 차별적인 불확실성 관리를 도모하게 되는 것이 일반인의 통상적인 경제활동이 된다.

이러한 완전경쟁시장에서 차별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불확실성 즉, 변동성이기 때문에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변동성을 예측하는 지표에 매달리게 된다. 대표적인 완전경쟁시장인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예측지표는 대부분 변동성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파생시장에서의 변동성지표는 가격예측의 핵심지표가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널리 알려진 지표는 예측력이 급감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지금 이 시각에도 첨단기법을 활용하여 새로운 변동성지표를 발굴하려고 밤을 세우는 금융공학자들이 즐비하다.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수학교수 출신 CEO였던 제임스 사이먼스가 보여준 천문학적 수익률은 유명한 사례가 된다.

그렇다면 정보와 분석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반투자자가 완전경쟁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초과 수익의 중요한 요소가 변동성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시장에 참여한 상태에서는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어렵게 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주기적으로 시장을 벗어나 제3자의 입장에서 변동성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한편 변동성은 가격이나 거래량의 계량적 변동성 뿐만이 아니라 비계량적 요인 즉, 정책의 변화, 사회적 이슈 동향, 국제정세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계량적인 변동성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비계량적 변동성 요인에 대하여는 관심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 

한편, 시장을 벗어나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다 보면 모든 계량적, 비계량적 움직임이 잦아들거나 멈추는 지점이 있게 되는데 여기가 바로 에너지가 집중된 변동성 농축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이 시점을 시장 진입이나 탈출의 분기점으로 잘 활용한다면 시장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투자활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과 산업현장을 비롯하여 전세계 곳곳에서 변화무쌍한 변동성의 확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격랑은 일반인들이 헤쳐가기엔 너무나 버겁다. 가끔씩 파도에서 벗어나 숨고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기회는 숨고를 때 생긴다.

머니투데이 이병찬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