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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31세' 네명, 주식투자로 4억 벌어 만든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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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0


 

 

"내열유리와 강화유리의 차이점을 아세요? 뭐가 더 좋은 것 같으세요?"

 

"최근 골프존에서 새로 나온 GDR(골프존 드라이빙레인지) 서비스에 대해 아세요? 실제로 도입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텔레마케팅이 아니다. 주식투자를 위한 사전 리서치다. 직원 평균 나이 31세의 젊은 투자자문사 '더퍼블릭투자자문'은 투자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설문조사를 한다. 

 

지난해 3월 더퍼블릭투자자문은 골프존의 신규 서비스 GDR의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 골프장 사업장 100곳에 전화를 돌리고 30곳을 직접 방문했다. 삼광글라스가 자사 경쟁력으로 꼽는 강화유리가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지 조사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150장을 돌리기도 했다. 김현준 더퍼블릭투자자문 운용총괄이사는 "소수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리서치 방식이 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올 1월 투자자문사로 등록한 더퍼블릭투자자문은 고려대학교 가치투자동아리 KUVIC(큐빅) 출신 4명이 만든 회사다. 김 이사는 VIP투자자문,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에서 총 6년간 주식운용을 하다 '정말 하고 싶은 투자'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KUVIC 동기, 후배들과 손을 잡았다. 김 이사를 제외한 3명은 직장 경력이 없다. 김 이사는 "회사에 들어가면 잡무도 많고 윗사람의 뜻에 따라 투자 판단을 바꿔야 하는 일도 생긴다"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투자를 하려면 창업 밖에 답이 없겠다고 생각해 주식에 '미친' 사람들과 같이 회사를 차렸다"고 밝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들이 모이다보니 속칭 '쩐주(錢主)'를 잡을 인맥도 없었다. 더퍼블릭투자자문의 자본금은 6억원인데 이 중 4억원을 임직원 4명이 꾸준히 주식투자를 통해 번 돈으로 충당했다. 1억5000만원은 외부 투자를 받고, 5000만원은 KUVIC 선후배들이 소액 투자했다. KUVIC에서 첫 투자자문사가 탄생하는 것을 축하하는 마음에서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스타 매니저가 창업하거나 인맥을 통해 거액을 투자 받고 시작하는 여타 투자자문사에 비하면 매우 '서민'적인 출발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지난 1월 투자자문업 등록 이후 회사 자체 자산을 운용한 수익률은 1월 12%, 2월 16.4%로 누적 수익률이 약 30%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동부증권을 통해 'Happy+ 더퍼블릭 랩'을 출시했다. 

 

더퍼블릭투자자문이 추구하는 것은 바텀업(개별 종목 중심 분석) 성장주 투자다. 기업가치가 성장하는 곳에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종목 하나하나를 잘 뜯어보기 위해서는 인력당 담당하고 있는 기업 수가 적어야 하기 때문에 10개 이하의 종목에 투자한다. 

 

투자전략과 함께 더퍼블릭투자자문의 가장 큰 자산은 지난 2년간 유사투자자문업, 강연, 출판 등을 통해 꾸준히 늘려온 고객명단이다. 김 이사가 지난해 발간한 '워렌 버핏처럼 사업보고서 읽는 법'은 2만7000원이라는 고가임에도 3000권이 팔렸다. 공식 홈페이지 외에도 인터넷 카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홍보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이사는 "운용총괄이지만 벤처 스타트업 수준이라 영수증 처리, 세무업무 처리, 명함 디자인까지 직접 해야 한다"며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 다 즐겁다"고 말했다. 

 

코스피시장이 박스권에 갇히고 증권업계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더퍼블릭투자자문은 여전히 주식이 부를 증식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믿는다. 김 이사는 "처음부터 목돈이 있었다면 창업을 하거나 자금을 운용하는데 여유가 있었겠지만 대학생 때부터 주식투자한 돈을 조금씩 불려오다보니 시간이 걸렸다"며 "단번에 수탁고를 올리기보다는 투자성향이 맞는 고객들의 돈을 받아 함께 부자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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