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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 팔려가는 중국 사자개..'탐욕이 빚어낸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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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한 때 중국에서 20여 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티베탄 마스티프(중국명 짱오)가 경기 하강과 중국 정부의 반부패운동 속에 단돈 5달러에 도살장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티베탄 마스티프의 몰락은 반짝 인기를 끌다가 인간의 변심에 결국 유기견 신세로 전락한 우리나라의 수많은 개들을 떠올리게 하는 현재 진행형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니블(Nibble)이라는 이름을 가진 티베탄 마스티프는 아마 2013년이었다면 20만 달러(우리돈 약 2억2000만원)에 낙찰돼 신흥 재력가로 부상한 어느 석탄 재벌 소유의 그럴싸한 풍경을 자랑하는 교외 빌라에서 어슬렁 대고 있었을 테다. 정말 2013년이면 그랬을 법하다. 하지만 니블은 그런 경탄과 여유로움을 갖지 못했다.

 

올해초 니블과 20여 마리의 티베탄 마스티프가 150마리의 다른 개들과 함께 닭장에 담겨진 채 어디론가 달려가는 트럭 안에서 구조됐다. 동물운동가들이 아니었더라면 니블은 중국 북서부의 도살장으로 끌려갈 판이었다. 그 곳 도살장은 마리 당 5달러 씩을 쳐주는 곳으로 개를 잡아 도자기 재료나 모조 가죽, 겨울용 장갑 재료로 되파는 곳이었다.

 

티베탄 마스티프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티벳을 원산지로 하고 있다. 티벳에서는 승려를 보호하고 사원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체중이 무려 70~80kg 가량으로 늑대 등 맹수들로부터 사람과 가축을 보호하는 역할로도 제격이었다. 티베탄 마스티프는 포교에 나선 티벳 승려들에 의해 몽골에도 퍼졌는데 여기서는 귀신을 쫓는 영적인 역할도 담당했다.

 

큰 덩치에 용맹한 성격, 탐스런 털 덕분에 중국에서는 사자개로 불렸고, 여기에 티벳에서 기원했다는 점 때문에 중국인들에게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가진 것으로도 여겨졌다. 이유야 어쨌든 티베탄 마스티프는 인기를 탔고, 2013년까지만 해도 부유층에게는 아우디, 오메가 시계, 마오타이와 마찬가지로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2010년에는 레드 라이온이라는 티베탄 마스티프가 17억원에 낙찰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로 등재되기도 했을 정도다. 레드 라이온까지는 가지 않더라고 25만달러 가량을 줘야 티베탄 마스티프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이랬던 마스티프가 도살장 신세로 전락한 것은 인간의 탐욕이 큰 몫을 했다. 티베탄 마스티프의 몸값이 치솟자 한몫 잡고자 하는 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 들었다. 마스티프를 좀 더 용맹하게 보이기 위해 실리콘으로 장식을 꾸민 경우도 있었다. 2013년 초에는 얼굴 성형수술을 받던 마스티프가 수술 도중에 죽자 주인이 14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인이 성형수술을 시킨 것은 간단했다. 교배시 좀 더 높은 값을 보자는 속셈이었다.

 

다른 견종과 교배시킨 뒤 순종 마스티프로 속여 파는 행위도 비일비재했다. 2013년 혼혈 티베탄 마스티프가 시장을 주름잡았다고 중국 현지 전문가는 뉴욕타임즈에 말했다.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인 법. 불야성은 결국 중국 경기 하강과 함께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 운동을 벌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중간에 중국의 여러 도시들이 안전상 이유로 마스티프 같은 대형견 사육을 금지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티베탄 마스티프는 넘쳐 나는데 사줄 사람은 없으니 교배업자들의 파산도 속출했다. 2013년 이후 티벳 지역내 95개 교배업자중 대략 절반이 망했다. 한 때 문전성시를 이루던 청도와 스촨 마스티프 박람회는 애완동물 박람회로 변신했다.

 

현재 티베탄 마스티프의 호가는 대략 2000 달러 선에 불과하지만 교배업자들은 앞으로도 어려움이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니블 처럼 도살장으로 끌려갈 수 있는 마스티프도 여전하다는 의미다. 마스티프의 극적인 몰락은 중국내 전문가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25년간 애견분야에서 일해왔다는 전문가 펭 여사는 "10년 전에는 저먼 셔퍼드가 그랬고, 그 다음에는 골든 리트리버가, 그리고 달마시안과 허스키가 그랬다"며 그럼에도 "몇년전 티베탄 마스티프의 몸값을 고려할 때 현재 도살장 트럭에 실려가는 마스티프를 보리라고는 결코 생각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중국의 우리나라보다 애견 문화가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대만 한국 중국 순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도 재연되지 않으리라고 장담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최근 장모 치와와가 인기 속에 몸값이 치솟자 1년뒤 유기견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을까. 티베탄 마스티프의 슬픈 운명이 비단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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