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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손흥민·기성용, ‘빅클럽’ 이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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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8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손흥민(23·레버쿠젠)과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기둥이다. 지난 1월 2015호주아시안컵과 2014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은 두 선수가 축구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켰다. 대표팀의 간판스타라는 것을 빼고도 두 선수는 무척 닮았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내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부터 각자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것까지…. 시즌 종료를 앞두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나도는 이적설 등 이들 해외파는 참 비슷하다.

 

▲축구집안 2세, ‘유학파’→‘해외파’

 

손웅정 축구아카데미 감독과 기영옥 광주FC 단장은 대한민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로 유명세를 탔다. 아들 때문이다. 손흥민은 축구선수 아버지 밑에서 컸다. 프로선수 출신인 손 감독은 춘천FC 유소년축구단 감독을 거쳐 손웅정축구아카데미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기성용의 아버지 기 단장은 전문 지도자였다. 고교 감독과 광주광역시축구협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축구 집안에서 태어난 두 선수는 똑같이 유소년 시절 축구 유학을 택했다. 손흥민은 2006년 대한축구협회(KFA) 해외유학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로 떠났고 기성용은 지난 2001년 호주로 유학길에 올랐다. 

 

해외 무대를 경험한 이들은 ‘떡잎’부터 달랐다. 2010년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18살의 나이로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손흥민은 데뷔전에서 대뜸 득점포를 가동했다. 함부르크 최연소 득점 기록이었다. 기성용은 K리그 무대에서 첫발을 디뎠다. FC서울에 입단해 2008시즌 K리그 베스트 11로 뽑혔다. 기성용의 나이, 열아홉이었다.

 

▲‘해외파 3세대 시대’ 개막 

 

유럽 무대는 축구의 본산으로 평가된다. 잉글랜드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축구를 주름잡는 강호들이 즐비하다. 유럽이라는 높은 산을 올랐던 첫 주자는 차범근(62) 전 국가대표 감독이다. 차 감독은 지난 1979년 당대 최고 리그로 꼽히던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10여 년간 308경기에 출전, 98골을 터뜨리며 말 그대로 ‘차붐’을 일으켰다. 해외파 1세대다. 

 

한동안 맥이 끊긴 한국인의 유럽 진출은 2002한일월드컵을 전후로 명맥이 이어졌다. ‘테리우스’ 안정환(39·은퇴)이 지난 2000년 이탈리아 무대를 밟았고,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박지성(34), 이영표(38·이상 은퇴), 차두리(35·서울) 등이 유럽 각지로 뻗어 나갔다. 특히 박지성은 세계 최고의 축구 팀 중 하나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 선수의 위상을 높였다. 

 

앞선 선배들을 따라 유럽 무대에 씨를 내린 두 싹의 잎은 빠르게 자랐다. 데뷔 첫해 3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1~2012시즌 5골, 2012~2013시즌 12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2012년 8월까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통산 87경기에 출전, 11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두 선수의 가치를 알아본 유럽 구단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손흥민은 2013년 1000만 유로(약 123억원)에, 기성용은 2012년 600만 파운드(약 102억원)에 각각 레버쿠젠(독일)과 스완지시티(잉글랜드)로 둥지를 옮기며 ‘해외파 3세대’의 탄생을 알렸다.

 

▲만개한 기량, 새 역사에 도전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팀을 옮긴 손흥민과 기성용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이적 첫 시즌에 손흥민은 12골을 터뜨리며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행을 이끌었다. 기성용도 2012~2013시즌 스완지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캐피털원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적응을 마친 손흥민은 2014~2015시즌 한껏 기량을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어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9위에 올라있다. 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에서 1골을 넣어 올 시즌에만 17골을 신고했다. 이는 ‘한국 축구의 전설’로 기억되는 차 전 감독이 지난 1985~1986시즌 작성한 19골(정규리그 17골·DFB 포칼 2골)에 겨우 2골 뒤지는 기록이다.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 3골 이상을 추가하면 차 전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새 역사의 탄생이다. 

 

기성용의 앞에는 차 전 감독 대신 박지성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었다. 주로 윙으로 활동했던 박지성과 달리 기성용은 EPL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올 시즌 번뜩이는 공격 본능으로 리그에서만 8골을 터뜨렸다. 이는 박지성이 지난 2006~2007, 2010~2011시즌 기록한 5골을 훌쩍 뛰어넘는 새 기록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성용이 남은 경기에서 골을 추가하면 그때마다 새로운 기록이 된다.

 

▲불어오는 이적 바람…더 거세질 듯

 

빼어난 활약에 관심도 자연스레 뒤따랐다. 손흥민은 지난해부터 빼어난 공격수를 찾는 영국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다 지난 4일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들은 “브레단 로저스 리버풀 감독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리버풀은 손흥민의 영입을 위해 1500만 파운드(약 245억원)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져 이적설이 불거졌다. 리버풀 외에도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등이 손흥민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3월 스완지 출신 스타 선수인 리 트런들(39·은퇴)은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의 관심을 받을 0순위 선수”라며 “빅클럽이 그를 주시하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밝혀 현지 분위기를 가늠케 했다. 최근 불거진 이적설의 행선지는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같은 리버풀이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도 “기성용의 아버지는 일찍이 아들이 리버풀에서 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리버풀도 최고 수준의 아시아 스타를 찾고 있다”고 기성용의 이적 가능성을 제기했다. 

 

두 선수가 당장 이적바람에 몸을 실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보다 직접적으로 이적설이 불거진 손흥민은 지난 8일 “나는 레버쿠벤과 장기계약을 맺은 상황”이라며 “레버쿠젠에서의 미래가 무척 기대된다”고 말해 이적설을 일축했다. 기성용 역시 수차례 스완지 생활에 만족한다고 밝혀 당장 팀을 옮길 생각이 없음을 알렸다.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잔류를 믿을 수는 없다. 스포츠는 경쟁이다. 구단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우수한 선수를 갈구한다.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간 빅클럽일수록 더욱 그렇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이미 이들의 레이더망에 올랐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이들은 본격적으로 구애를 시작해 선수들의 마음을 흔들 것이다. 그렇게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갔고 박주영(30·서울) 또한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다. 선택은 결국 선수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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