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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1.8만배 성장한 기업이 공개한 '혁신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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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8


▲SAP북미지사 딘 시바라(Dean Sivara) 전략부사장

 

 

1972년 IBM 출신의 젊은 직원 4명이 독일 만하임에 설립한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 이 회사는 컴퓨터로 전사적 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기술 개발 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43년 후 임직원 7만4000여명, 매출 176억 유로(20조9425억 원)를 기록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큰 IT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 시가총액 1위 기업, 전 세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최강자(점유율 87%), 글로벌 혁신 기업의 대명사와 같은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니는 SAP 얘기다.

 

SAP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라고 입을 모은다. 디자인 싱킹이란 5~10명 규모로 짜여진 한 팀이 사람 또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관찰하고 공감하면서 소비자를 이해한 뒤,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양한 대안을 찾는 사고방식과 그 과정을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정식 수업과정으로 채택할 정도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론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SAP는 디자인 싱킹을 제품개발에 접목할 뿐만 아니라 전사 차원의 혁신 실행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SAP은 디자인 싱킹을 '창조적 능력'을 담당하는 우뇌와 '분석적 능력'을 맡는 좌뇌를 모두 사용하는 일상적인 혁신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SAP북미지사에서 딘 시바라(Dean Sivara) 전략부사장을 만나 혁신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을 들어봤다.

 

- 디자인 싱킹의 장점은?

▶ 과거엔 엔지니어들이나 개발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직접 시험·검사하면서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디자인 싱킹을 통하면 시장의 소비자들에게서 나오는 문제점을 먼저 찾아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반영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실제 디자인 싱킹을 이용한 제품개발은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개발주기가 2배 빠르다. 경쟁자들보다 빨리 시장 친화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을 것 같다.

▶ 중간 관리자급 코치들이 각각의 사업 부문에서 일하면서, 디자인 싱킹을 모든 직원들에게 전파한다. 그러면 직원들은 디자인 싱킹을 비즈니스 모델 틀에 결합시킨다. 이 과정에서 3가지 목표에 집중한다. 첫째 실현가능할 것, 둘째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줄 것, 셋째 확장 가능할 것 등이다. 이 3가지 목표는 다시 3가지 질문에 답해야한다. 먼저 개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원할까?, 마지막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등이다. 여기엔 혁신 절차(Innovation process)가 필요하다. '발상을 하고(ideate)-입증을 한 후(validate)-개발을 하며- 끝을 맺고(graduate)- 시장에 진출(go to market)' 등의 단계를 거친다.

 

- 예를들어 설명해달라.

▶ 커넥티드 자동차(Connected Car, 통신망을 통해 정보기술기기로 운영하는 차량)를 예로 들겠다. 전기 자동차를 소유한 경우엔 전기 충전이 다 떨어졌을 때 얼마나 이동할 수 있지? 가장 가까운 충전소는 어디지? 충전소 근처 식당은 있을까? 스타벅스는 있나? 사용 가능한 쿠폰들이 있나? 등의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는 차량에 장착된 정보기술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면 타깃 마켓은 어딘가? 이 솔루션을 현대차나 토요타 등 대기업들에서 살 것인가? 그들이 이것을 왜 원할까? 이런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인가? 이익은 얼마나 낼 수 있을까?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등의 끊임없는 탐구 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실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 직원들이 이 과정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교육들이 있나?

▶ 모든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SAP은 그들이 디자인 싱킹을 사용토록 사전에 교육한다. 그러면 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방문한다. 그리고 수정하고 개선하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10번 정도 하면 결과물이 나온다. 무엇이 대기업들의 혁신을 막는 것일까? 그들은 왜 혁신적이지 못할까? 분기별 실적 때문이다. 삼성 같은 모든 기업의 95%의 직원들은 분기별 실적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보너스의 98%정도 차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는 작아 보이기 때문에 관심들이 없을 것이다.

 

- 만약 어떤 기업이 직원들에게 이런식으로 혁신과 창조를 강요한다면, 그들은 지칠 것 같다.

▶ 우리는 혁신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 시스템으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혁신적인 마인드가 생긴다. 한국 문화의 관점에선 혁신이 강요되기도 하겠지만, SAP은 혁신을 강요하기 보단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 한국은 수직적 기업 문화를 갖고 있어, 혁신이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 혁신을 하려면 조직이 열려있어야한다. 계급제도도 혁신을 가로막는다. SAP의 임직원은 다 같은 계급이라고 생각하고 일한다. SAP에선 모든 직원이 직급에 상관 없이 같은 장소에 앉는다. 혁신은 팀 게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장애물없이 자유롭게 공유한다. 이런 열린 환경이 직원들을 더욱 혁신적이게 만든다.

 

-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낼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나?

▶ 가장 먼저 우리의 고객인 '기업'을 중시한다. 우리는 삼성이나 애플이 하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두번째는 '큰 시장'(big market)이다. 그 시장에서 5년 안에 50억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나란 점을 검토한다. 세번째는 '지속성'(consistency) 이다. 네번째는 '개발가능성'(can we build it?)이다. 특히 우리의 사업분야인 IT기술에 집중한다. 마지막으로 '경쟁'(competition)을 고려한다. 우리가 군소 업체인가 우위 업체인가를 따진다. 이 요소들이 근본적인 우선 순위 5가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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