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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男, 성매매후 "혹시 에이즈?" 자살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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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7





# "깨끗하게 자살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얼마전 40대 미혼남 임승우(가명)씨는 자살을 결심했다. 지난해 친구들과 성매매 업소를 처음 다녀온 뒤 두통과 간지럼 등 인터넷서 찾은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씨는 자신의 상태가 알려질까 미칠 것만 같았다. 가족이나 친구, 회사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죽음보다 에이즈 환자라는 '낙인'이 더 무서웠다. 병원에서 익명 에이즈 검사를 통해 '음성'판정까지 받았지만 두려움은 가시지 않았다. 

임씨는 "진료하던 의료진의 벌레 보듯 하는 눈빛이 자꾸 떠올랐다"며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 했을 것이란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경험담이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자살을 시도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목숨은 건졌다. 

지난해 에이즈 신규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을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믿으며 이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과 정신적 증상을 호소하는 '에이즈포비아'(에이즈 공포증) 역시 급증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만큼이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으며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드는 에이즈포비아는 특히 의학적 검사결과를 신뢰하지 않거나 정확한 진단 없이 인터넷 정보에만 의존하며 일상의 삶까지 무너뜨리고 있어 문제다. 

에이즈는 살려도, 에이즈포비아는 못살린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 신규로 에이즈 감염이 확인된 내국인은 1013명. 지난해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에이즈포비아의 증가도 불가피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사단법인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산하 에이즈상담센터 상담건수는 전화와 인터넷, 대면상담 등을 합쳐(중복 상담포함) 1만1000건을 넘는다. 다만 이 중 실제 감염인은 1.8%(200명)에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에이즈 관련 인터넷 카페나 상담센터, 시민단체를 비롯해 비뇨기과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상담의 대부분은 '에이즈포비아' 사례다. 오히려 에이즈 감염자는 담담히 스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 에이즈 상담사는 "에이즈포비아는 에이즈만큼 심각한 문제다. 에이즈 감염자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 공포증으로 고생한다"며 "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단 점을 알고도 계속 상담을 받는다. 이유 없이 아픈 상담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 진단에도 에이즈 증세 나타나기도

 

에이즈포비아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에이즈에 걸린 것 같다'는 두려움부터 출발해 심각한 경우 자살까지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등을 뒤져 얻게 된 부정확한 정보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신체와 정신적 문제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비롯해 생각만으로 질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체화장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몸이 실제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지만 학습된 정보로 인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혜택으로 치료받기위해선 실명을 공개할 수밖에 없어 결국 모두가 알게 될 것이란 점도 에이즈포비아들은 옥죈다.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회적 낙인'으로 주변의 손가락질 받는 게 두려워 더 위축된다.

 

서울시는 익명으로 개당 3000원 가량의 에이즈 신속 진단 키트로 무료검사를 실시하는 등 노력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이달부터 전체(25개) 보건소로 확대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신속 진단 검사 방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감염관리팀 관계자는 "익명 인데다가 결과가 즉시 나오기 때문에 검사를 꺼리는 에이즈포비아와 특히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속검사와 관련해 에이즈포비아만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에이즈포비아 환자들은 육체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으로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이제 끝났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이 심하다"며 "정신과적으로 약물치료 등도 하지만 에이즈에 대한 치료가능성을 알리고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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