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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진 억장이 무너질 소식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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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정경훈 기자]

3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의 한 놀이공원 입구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손님들은 1m씩 떨어져 줄을 서야 한다./사진= 임찬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함에 따라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시민들이 하나 둘 거리로 나오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놀이공원 대기줄만 300여명 … "넓어서 괜찮을 것 같다"
3일 오전 8시50분쯤 서울의 한 놀이공원 입구에 학생들이 땅바닥에 앉아 있다. 개장 시간이 10시임에도 조금 더 빨리 입장하기 위해 일찍 나와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사진= 임찬영 기자
3일 오전 8시50분쯤 찾은 서울의 한 실내 놀이공원 입구 앞에는 학생 몇 명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줄을 서고 있었다. 개장 시각이 10시임에도 조금 더 일찍 들어가기 위해 미리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장한평에서 왔다는 A양(16)은 "코로나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놀이공원은 공간이 넓어서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또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안 온다는 얘기를 듣고 좀 더 괜찮을 것 같아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놀이공원 입구 앞 바닥에는 노란색 테이프가 1m 간격을 두고 붙어있었다. 손님들은 노란색 테이프를 기준으로 일행마다 거리를 둔 채 줄을 기다려야 했다.

놀이공원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목적으로 손님들 간 간격을 두게 했다"며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손님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9시30분이 되자 입장을 대기하는 손님들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다. 대학생부터 가족 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놀이공원을 찾았다. 입구는 순식간에 손님들로 가득 찼고 대기 줄은 50m 넘게 쭉 뻗어있었다.

은평구에서 왔다는 B양(17)은 "우연히 공짜 표가 생겨서 마스크 쓰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며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을 보면 걱정이 되지만 오랜만에 놀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숲 벚꽃 구경 인파 … "너무 답답해서..."
3일 오후 1시쯤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러 나온 모습. 다들 코로나 감염 우려에 거리를 두고 있다. /사진= 정경훈 기자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서울 성동구 서울숲 공원 앞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했다. 입구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니 나오는 정사각형 모양 잔디밭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와 초등학생과 함께 온 부모들이 풀밭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풀밭에서 딸과 사진을 찍던 김모씨(53)는 "코로나 때문에 신경은 쓰이지만 집에만 있자니 힘들어 산책을 나왔다"며 "걱정은 되지만 전문가들이 한적한 거리에서 안전거리 확보하고 걷는 것은 괜찮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조심하며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되자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벚꽃길에는 20대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길을 가득 채웠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종종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보였다. 시민들은 마루에 걸터앉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영등포구에서 왔다는 장수경씨(38)는 "주말에 자주 차 타고 근교를 놀러 갔었는데 요새는 못 가는 상황이다"며 "초등학생 자녀들이 요즘 너무 지루해하는 것 같아 산책시키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전망 … "예방 수칙은 그대로 지켜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뉴스1
그러나 아직 코로나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섣불리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이 온 것은 아니므로 사회적 거리두기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마치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상황이 개선됐다는 조건을 확인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신체적 거리를 유지하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5일부터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준비했었지만 아직 위험도가 낮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만큼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전략기획반장은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우려되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생활방역 체계에 대한 부분들은 내부적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생활방역 수칙을 논의하는 사회적 공론화기구를 이번 주 중에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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