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AIST)

지난 9월, KAIST 발전재단에 "20억 상당 재산을 증여하고 싶다"는 내용의 우편이 도착했다. 주인공은 90세 나이의 김동명 법무사였다.

그는 이 편지에 기부에 필요한 문서를 동봉한 뒤 "KAIST 발전재단이 이를 수용한다면 이 문서들에 날인해 우편으로 보내 달라"고 적어 우편으로 부쳤다고 한다. 이후 증여에 필요한 다른 문서를 주고받는 방식도 모두 우편을 사용했다.

6일 KAIST 발전재단은 김 법무사가 현금 3억원과 17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합해 20억 가량의 재산을 '김재철 인공지능대학원'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성대한 약정식과 같은 겉치레는 기부자 본인이 거부했다.

모든 서류 작업이 끝난 뒤 KAIST 발전재단과 김동명 법무사의 첫 대면이 이뤄졌다. KAIST 관계자에 따르면, 김 법무사는 기부를 준비하면서 학교의 성과나 진행하고 있는 연구 등에 대한 주요 내용을 이미 꼼꼼히 찾아보며 파악했다.

해당 기부는 기부자의 사망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사인증여등기'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법무사는 KAIST에 기부하는 사람들의 보도를 눈여겨봤다고 전했다. "고액 기부자가 몰리는 학교라면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KAIST에 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KAIST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세계의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어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