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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방에 시체山" 네팔 강진 '아비규환'속 맨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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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6


 

 

"깜깜한 방에 시체 더미가 쌓였다. 7살짜리 남자 아이의 시신은 얼굴 반쪽이 사라졌고 배는 축구공처럼 터졌다. 시체의 악취가 진동했다."

로이터통신은 26일 81년 만에 최악의 강진이 휩쓸고 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한 병원의 임시 시체 안치소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 병원에는 간밤에만 166구의 시체가 들어왔다.

 

전날 오전 네팔 중부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오후 현재 2000명을 넘어섰다. 피해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이 더뎌 희생자는 수천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대 도시 특성상 도로가 좁아 불도저 등 중장비 진입이 여의치 않아 현지 구조인력들은 곡괭이와 맨손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엉성하게 지은 건물들이 카드로 만든 집처럼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가운데 간신히 위태로운 각을 이룬 채 남아 있는 건물들의 추가 붕괴 위험이 커 구조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문화유산 성지가 폐허로…'맨손' 구조 사투

이 나라 문화유산 성지인 카트만두 계곡 인근은 아비규환의 폐허가 됐다. 60m 높이로 1832년 지은 다라하라(빔센) 타워가 무너지면서 200명가량이 매몰됐다. 현지 경찰은 전날까지 이곳에서 60구가량의 시신을 수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박타푸르두르바르 광장, 파탄두르바르 광장, 바산타푸르두르바르 광장, 보다나트스투파 등 다른 4곳의 유네스코 문화유산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이들 문화유산은 대개 목재나 모르타르 처리가 안 된 벽돌로 지어 지진에 취약했다.

 

일반 건물과 주택도 고대 유물과 다를 바 없었다. 네팔 지진 전문가인 가네시 바타리는 네팔에서는 수년 전부터 무허가 건축물로 인해 강진이 발생하면 막대한 희생을 치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팔 정부가 일부 건물의 내진 강도 규제를 강화했으나 병원과 주택 같은 기존 건물들은 대개 지진에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카트만두 북서쪽 80km 지점인 진원지 인근 고르카에서 구조작업에 참여한 한 군인인 마을에 있던 주택 절반 이상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진 전문가들은 네팔의 강진을 예견했지만 끝내 참사를 막지 못했다. 세계적인 지진 전문가들은 강진이 발생하기 1주일 전 카트만두에 모여 1934년 네팔과 인도에서 1만700명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했지만 강진이 이렇게 빨리 닥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에베레스트 눈사태 등반객도 참변

시즌을 맞아 히말라야를 찾은 등반객들도 참변을 당했다. 강진 여파로 에베레스트 산에서 일어난 눈사태가 베이스캠프를 덮쳤다. 네팔 등산협회는 눈사태가 베이스캠프를 덮쳐 이날까지 17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글 임원인 댄 프레딘버그도 에베레스트 산사태 희생자 가운데 하나다. 그는 네팔 강진과 관련해 미국인으로 처음 확인된 사망자다. 구글의 비밀 프로젝트 기구인 '구글X'에서 프라이버스 부문을 이끌던 그는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16명의 셰르파(히말라야 등반 안내인)가 사망했을 때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네팔 관광당국은 강진이 발생했을 때 3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네팔에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지진 당시 에베레스트에 있던 등반객과 셰르파는 1000여명으로 이 중 400명가량이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USGS '적색경보'…GDP 절반 손실 우려

이번 지진은 지각의 한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밀려들어가며 발생했다는 것이 지진학자들의 중론이다. 인도판이 유라시아 판 밑으로 연간 45mm씩 이동한 가운데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이는 히말라야 산맥이 형성된 원인과 같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지진학자 폴 얼은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 대부분 급경사면"이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산사태"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USGS는 이번 네팔 강진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USGS는 이번 지진으로 인명피해만 최대 1만명, 재산피해는 최대 GDP(국내총생산)의 50%인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네팔 강진 참사에 국제사회의 지원도 봇물을 이뤘다. 인접국 인도가 군용기와 재난대응팀을 급파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도 내무부는 이번 참사로 자국에서 5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1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이스라엘 등 각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들도 네팔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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