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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품 중국 수출하는 '따이공' 대학생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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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1


 

 

 

"못해도 한 달에 100만원은 벌어요. 한 학기 등록금 정도는 벌어서 내는 정도?"

 

서울의 한 대학교 3학년인 중국인 유학생 A(24·여)씨는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한국 화장품을 중국에 팔아 생활비는 물론 등록금도 해결한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A씨처럼 화장품 구매 대행으로 용돈을 버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따이공(代工)'이라고 부르는데 한국 물품을 중국 현지에 파는 보따리상을 일컫는 은어다. 

 

주로 가방이나 시계 등 명품을 취급했던 이들은 이제 화장품 구매에 열을 올린다. "얼마나 부지런한가에 따라 수익이 다르다"고 할 만큼 성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화장품 수출은 약 6억 달러로 2013년(3억 달러)에 비해 2배나 증가했다.

 

◇반값에 사서 SNS로 판매…아르바이트하다 전문 도매상 되기도

 

따이공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쯤부터다. 한국에 7년 거주한 중국인 대학원생 B(29)씨는 "학부 시절에는 전체 유학생 중 절반 이상이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부분 유학생은 전문 중개상과는 달리 30㎏ 이하 소량 화장품을 취급한다. 일단 화장품 도매업자를 소개 받는 것부터 시작이다. 품목과 양을 정해 신청하면 도매업자들이 화곡동 도매시장이나 공장에서 대량으로 화장품을 떼와 이들에게 시중가의 60% 선에서 물건을 공급해준다. 한 번에 거래되는 금액은 300~400만원 선이다.

 

A씨는 보통 10㎏씩 사들인다. 양이 많으면 사고나 분실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조심하는 편이다. 주로 팩이나 기초 화장품을 취급한다. 그는 "예전에는 20대들이 주로 쓰는 중저가 화장품 고객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 고가 화장품이나 백화점 브랜드를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발이 넓어지면 화장품 회사나 공장과 거래를 트기도 한다. 동대문에 창고까지 둔 2년 차 따이공 C(23·여)씨가 그렇다. 친구 둘과 20평(66㎡) 창고를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에 빌린 그는 회사나 공장에서 화장품 20~30박스씩 구입해 창고에 들여놓는다. 직접 팔기도 하고 또 다른 따이공에게 일부를 떼주며 스스로 도매업자가 되기도 한다. 한 달 수익은 300만원.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다.

 

그는 "중국 내 한국화장품 인기가 많기도 하지만 현지 가격이 워낙 비싸 따이공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서 정상가 3만원인 화장품은 중국에서 5만원에 팔린다. 따이공은 반값인 1만5000원에 사 현지에 2만~2만5000원에 판매한다.

 

고객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찾는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 웨이보가 일반적이다. 화장품 사진과 효능, 가격 등을 웨이신에 올려두면 친구나 지인뿐 아니라 검색을 통해서도 구매자들이 찾아 온다. 가격은 '흥정'으로 즉석에서 결정되는데 거래 이후부터 판매자는 배송 과정을 찍은 사진 등 구매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채팅창에 제공한다.

 

결제에는 전자화폐 '즈푸바오(支付寶)'가 유용하게 쓰인다. 구매자가 결제대행서비스 플랫폼인 '즈푸바오'에 돈을 예치해 놓으면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고, 택배가 도착하면 돈이 통장에 들어와 비교적 안정적이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전문 중개상이 된 유학생도 있다. B씨는 "자본금 5000만원, 1억원을 투자해 법인을 만들어 활동하는 친구도 봤다"며 "세관에서 까다롭지 않아 일을 크게 벌인 걸로 알고 있다. 월 몇천씩 번다더라"고 귀띔했다.

 

한때 창업을 생각했다는 C씨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돈도 벌 수 있어서 나도 한때 그런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결국 공부가 본분이고 돈벌기 위해 한국에 온 건 아니란 생각에 접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업 중에도 계속 고객 메시지에 응대해야 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기도 해 개인 생활이 거의 없다"며 "화장품 사업 때문에 한국에 남겠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여기에 시간을 쏟는 게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 따이공 한국화장품 '밀수' 규정…국내 시장 타격 줄까 

 

구매대행은 국내에서 법적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수출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인터넷이든 우편이든 세관을 통한 수출입신고를 하는 이상 우리 선에서 별도로 제재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히려 중국이다.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50위안(약 8000원)만 초과해도 세금을 부과한다"며 "중국 세관에서 본격적으로 규제할 경우 따이공은 물론 국내 화장품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세관 당국은 지난해 따이공이 보내오는 화장품을 '밀수'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한 물류운송업자는 "현재 중국 세관에서 화장품은 반입금지 물품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이 우편물로 화장품을 보내는 경우에도 5㎏ 이내로 생활용품과 함께 넣어야 통과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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