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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사망률 떨어뜨렸다" 의사의 양심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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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우리나라 사망률이 상당히 떨어졌을 게 확실합니다."

 

의사인 P씨의 이 말은 우리를 의아하게 한다. 메르스로 인해 석 달 가까이 온 국민이 불안에 떨며, 36명(사망률 19.4%)이나 하나뿐인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P씨의 설명은 우리의 부끄러운 치부(恥部)를 드러내는 것처럼 아프다. 

 

"미국에서 해마다 병원을 찾은 사람 가운데 (의료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만50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인구 비례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병원에서 해마다 2000명 정도가 (의료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메르스 탓에 석 달 정도 병원 가기를 꺼려했기 때문에 병원 이용률이 떨어졌으며, 이 덕분으로 틀림없이 사망자가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P씨의 설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한국이 병원과 약국 이용에 있어서 세계에서 4관왕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외래이용률 1위, 입원율 1위, 응급실 이용률 1위, 약품 복용량 1위입니다. 이렇게 병원과 약국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정말로 건강할까요? 국민들이 각성하고 이런 잘못된 의료 서비스 문화를 고쳐야 합니다."

 

'외래 입원 응급실 약복용 4관왕의 불편한 진실'은 감기가 걸릴 때마다 병원을 찾고, 항생제를 과다하게 복용하고 있는 현실과 일맥상통한다. 이로 인한 건강보험 적자가 해마다 1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는 물론, 항생제 과다 복용으로 정말로 항생제를 처방해야 할 때에 항생제가 듣지 않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대체의학에 종사하고 있는 K씨는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질환이므로 아직 치료제가 없다"며 "감기는 약을 먹지 않으면 1주일이면 낫지만 약을 먹으면 2주일이 걸린다"고 지적한다. "약을 먹으면 열이 떨어지는 등 감기 증상이 치료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실제 회복은 늦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감기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감기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데 한국은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며 "감기약은 해열제(즉 항생제)와 수면제 및 소화제가 대부분인데 한번 먹는 항생제 양이 선진국에서 1년에 먹는 양과 비슷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항생제는 먹을수록 내성(耐性)이 생겨 정작 치료해야 할 병에 걸렸을 때 항생제 약효가 나지 않는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의사 P씨는 "감기를 건강보험에서 제외할 경우 병원과 의사 및 약국과 약사들의 반대가 엄청날 것"이라면서도 "의사와 약사를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하는 불편한 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기는 몸이 피곤하니 좀 쉬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자는 피곤하면 (쉬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은 감기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나온다. 몸이 쉬어야 할 때 '병원에 가서 효과도 없고 부작용도 많은 감기약을 먹는 것'보다는 쉬면서 견디는 게 면역력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영․ 유아와 고령자의 경우, 열이 오를 경우엔 폐렴으로 이어져 위험할 수 있다. 열이 나면 빨리 병원에 가서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하지만 성인들은 감기가 걸렸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먹는 것보다 휴식을 취하는 게 본인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엄청난 건강보험 적자를 완화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외래 입원 응급실 약복용 4관왕의 불편한 진실'을 알고서도 감기 걸렸을 때마다 병원을 찾는 것, 잘못임에도 되풀이 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過則勿憚改)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不貳過)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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