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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6주기 추도…아직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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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4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영상 속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문장을 두차례 반복했다. '시민의 조직된 힘'은 더 힘을 주어 읽었다.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서거 6주기 공식 추도식에서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한다"며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핵심은 대화와 타협, 관용이다.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나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영상을 보던 시민 5000여명은 이를 보고 환호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이번 추도식의 슬로건은 '시민의 힘!'이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를 한 뒤 떠나는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노 전대통령이 강조한 '통합'과는 거리가 먼 현실을 보여줬다. 

여당 대표로선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처음으로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5·18 전야제에 이어 이날도 물세례를 받았다. 헌화를 마치고 나온 김 대표를 향해 일부 시민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좋은 말로 할 때 김무성은 나가라. 다시는 오지 말라"고 소리쳤다. 

"그러지 맙시다"라고 말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강경발언에 묻혔다. 김 대표는 말 없이 그 길로 차를 타고 봉하마을을 떠났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씨는 인사말에서 "(노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빗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고 김 전대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노씨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로 종북몰이를 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추도식 참석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보는 것 같다"며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나왔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부산지역 유세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7분에 걸쳐 읽는 등 대화록을 공개, 새누리당이 대선 전 이미 대화록을 불법 입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헌화를 마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러 사저로 발걸음을 옮기는 야당 정치인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오며 사저 앞은 한때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노'세력을 향해 연일 강경발언을 해온 박지원 의원에겐 "뒷담화를 하지 말라"는 외침이 나왔다.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결코 자랑일 수 없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김한길 의원에게 일부 시민들은 '쓰레기'라는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나와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이 사저로 들어갈 때는 '배신자'라고 연호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담담한 표정으로 묵묵히 걸을 뿐이었다. 

문 대표는 사저로 들어가며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저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편하게 영면하시도록 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 일인데 다시 친노·비노로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이런 모습들이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가 당 대표를 하면서 당내에서 친노·비노 계파 얘기가 더 이상 안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친노 패권주의란 말이 당내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오늘 다시 한번 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며 이날 추도식 참석자는 5000명, 봉하마을 방문한 사람은 2만5000명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권 여사와 간단히 인사를 한 뒤 사저를 나왔고, 문 대표만 사저에 남아 권 여사와 얘기를 나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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