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뒤 배경
뉴스이미지
'혐오스러워서' 레즈비언을 살인했다? 죄 경감 사유 될까?
페이스북

2015-03-28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판사는 절도죄를 선고받은 이에게 '전 절도죄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셔츠를 입고 다니도록 명령했다. 플로리다에서는 음주 운전으로 유죄를 받은 사람에게 '음주 운전 유죄 판결'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자동차 범퍼에 부착하도록 조치했다. 범칙자에게 공개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이 같은 처벌은 벌금형이나 금고형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애팔라치아의 한 유랑자는 야영지에서 사랑을 나누던 두 명의 레즈비언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총을 쐈다. 일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그는 재판에서 레즈비언의 애정 행위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스러워 죄를 저지르게 됐다며 과실치사로 자신의 죄를 경감해달라고 주장했다.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동성애를 배척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일반적인 사람들'은 동성애를 떠올리면 혐오스럽기 때문에 불법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례에서처럼 혐오스럽다는 감정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죄가 경감된 일도 있다.

 

혐오는 어떤 행위를 불법으로 만드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외설법에서는 보는 사람이 혐오를 느끼는지 여부가 음란물을 규정하는 주된 기준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자신의 음부를 3D로 촬영해 배포한 40대 일본 여성이 외설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여성 성기 모양의 카약을 만드는 캠페인을 벌인 예술가였다.

 

수치스러운 처벌은 어떨까. 범죄자를 사회적으로 낙인찍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는 범죄자는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은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가 깔려 있다. 범죄자 신상 공개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마사 너스바움(Martha C. Nussbaum)은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형법에서 죄를 무겁게 하거나 경감시키는 역할을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타당한 근거 없이 편견과 사회적 낙인을 초래할 위험이 있어서다.

 

또 혐오와 수치심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담겨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정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자신이 모든 면에서 일반적이고 조금도 부족한 점이 없는 집단에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부류의 사람들은 완전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할 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배척할 수밖에 없게 된다.

 

너스바움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성적 취향이라면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가난 등으로 모욕 받거나 낙인찍히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회를 바란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사회를 지향한다.

 

너스바움은 폴린 포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지성'에 2005년과 2008년 총 두 차례 선정된 석학이다. 시카고대 로스쿨 철학과에서 법학과 윤리학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인간의 취약성과 딜레마를 다룬 '선의 연약함'(The Fragility of Goodness)(1986)으로 학자적 명성을 얻었다.

 

◇'혐오와 수치심'=마사 너스바움 지음. 조계원 옮김. 민음사 펴냄. 728쪽/3만3000원. 

[관련뉴스]

강민경 화보 시선 사로잡는 늘씬한 각선미 감탄

이하늬 과거 수영복 화보 속 매혹적인 모습 화제

[화보]누드 클로에 바닷가재로 아래만 살짝

채보미 언더웨어 화보 공개…11만 팔로워 좋아요

강예원 과거 화보 보니…공격개시형 몸매 눈길

목록

인기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