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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ERA 1위≠PS 진출' KBO 최초 불명예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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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3

 

[OSEN=한용섭 기자] LG가 KBO리그 역사상 첫 불명예를 피할 수 있을까. 

 

흔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성적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팀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력은 기복이 있기 마련인 타력보다는 투수력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 LG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반기진 않을 것 같다. LG는 좋은 투수력(현재 평균자책점 1위)에도 불구하고 5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티켓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고도,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은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LG가 평균자책점 1위를 유지하면서, 만약 5위 이내에 들지 못한다면 역대 첫 번째 희생양이 된다. 

 

지난해까지 팀 평균자책점 1위팀은 1982년 프로 원년부터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대부분 팀들이 정규시즌 1~2위를 차지,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입증했다. 

 

투수력이 좋은 팀들은 항상 상위권에 있었다.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탄탄한 선발진과 든든한 마무리는 필수 조건이다. 단기전에선 원투 펀치의 위력을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판타스틱4' 선발진을 앞세워 불펜이 약한데도 든든한 타선까지 더해져 막강 전력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과거 2000년대 후반 SK 왕조,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를 보면 투수력이 가장 큰 자산이었다.  

 

2014년 신생팀 NC는 1군 두 번째 시즌에서 평균자책점 4.29로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3위의 돌풍을 일으켰다. 일단 선발과 불펜 투수력이 안정되자, 베테랑 FA들과 타자들이 힘을 내며 창단 이후 짧은 시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NC는 2015년에도 평균자책점 1위를 수성하며 정규시즌 2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2013년 LG도 투수력을 발판으로 10년 암흑기를 종식시켰다. 2013시즌 LG는 평균자책점 3.72로 1위를 기록했고, 성적은 시즌 최종전 승리와 함께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2002년 이후 10년의 실패를 깨고 '가을야구' 기쁨을 누렸다. 

 

#2000년 이후 연도별 팀 ERA 1위팀의 시즌 성적 


연도  팀    ERA  순위 

2000년 현대 3.64/  1위 

2001년 현대 4.34/  2위

2002년 삼성 3.92/  1위 

2003년 KIA 3.62/  2위 

2004년 삼성 3.76/  2위

2005년 SK 3.41/  3위

2006년 KIA 3.33/  4위

2007년 SK 3.24/  1위 

2008년 SK 3.22/  1위 

2009년 SK 3.67/  2위 

2010년 SK 3.71/  1위 

2011년 삼성 3.35/  1위 

2012년 삼성 3.39/  1위 

2013년 LG 3.72/  2위 

2014년 NC 4.29/  3위 

2015년 NC 4.26/  2위 

2016년 두산 4.45/  1위 

2017년 LG 4.15/  6위  (12일 현재)

 

그런데 올 시즌을 보자. LG는 1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이 4.15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뒤로는 두산(4.47), NC(4.48), 8월 이후 안정된 롯데(4.59)가 뒤를 따르고 있다. 선두 KIA는 평균자책점 5위(4.80)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LG의 팀 순위는 6위다. 왜 그럴까. 

 

누구나 알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타력이 너무 도와주지 못해서다. 개막부터 타선이 약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지된 부분. 그러나 8월에는 더욱 심해졌다. 팀 타율은 2할8푼3리로 7위이지만, 팀 홈런은 유일하게 두 자리 숫자(91홈런)로 최하위, 덩달아 장타율도 최하위였다다. OPS는 9위. 적시타가 터지지 않고, 단타 위주의 안타라 득점력이 떨어진다. 팀 득점 9위.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발목 부상으로 퇴출됐고, 교체 용병 로니는 2군행 지시에 반발해 팀을 무단이탈해 미국으로 돌아가버렸다. 베테랑 박용택과 정성훈이 힘을 내고 있지만, 성장 중인 젊은 타자들이 기대만큼 실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9월 들어서 NC에 2경기 연속 완봉패를 당하기도 했다. 선두 KIA를 잡는 등 4연승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2연패에 빠졌다. 타선의 침묵으로 1-3 두산전 패배, 1-2 롯데전 패배다. 5위에서 반 경기 차이 뒤진 6위로 밀려났다.  

 

둘째는 팀 평균자책점은 1위이지만, 허수가 숨어 있는 측면도 있다. 시즌 초반 4~6월 좋았던 성적을 서서히 까먹고 있다. 벌어둔 적금이 많아 까먹고 있어도 아직 1위다. 시즌 남은 경기 수가 적어서 평균자책점 2위 두산과 차이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숫자다. LG가 끝까지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불펜은 7월 이후 기복이 심하다. 이동현, 진해수 정도가 버팀목이 되고 있고, 다른 불펜들은 호투와 난조를 오가고 있다. 조금 안정되면 연승을 달리고, 점수도 적게 뽑는데 불펜마저 무너지면 연패다. 

 

선발진에선 후반기 허프만이 가장 믿음직하다. 지난 6일 KIA전 완봉승을 거둔 소사는 호투-부진을 반복하는 '퐁당퐁당' 유형이다. 꾸준하던 차우찬마저 최근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이다. 그래도 6이닝 3실점 QS 정도는 해준다.   

 

LG가 SK, 넥센과 치열한 5위 싸움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LG는 기회도 분명 많이 있다. 하위권 상대 경기도 많다. 5위 SK보다 7경기나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타선이 필요한 점수를 뽑아줄 정도로 살아나지 않으면 소용없다. 불펜의 기복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회자될 불명예를 당할 수 있다. /orange@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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