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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불펜'..다저스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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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최강의 에이스 커쇼마저 5이닝 투구후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AFPBBNews=뉴스1

 

[스타뉴스 장윤호 기자]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NLCS(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포스트시즌은 불펜 싸움’임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말 LA에서 벌어진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다저스는 가히 ‘철벽’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막강한 불펜진의 위력을 과시하며 컵스를 연파하고 시리즈 2-0 리드를 잡아 지난 1988년 이후 29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반면 지난해 NLCS에서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라 108년간 이어졌던 월드시리즈 우승 한을 씻어냈던 디펜딩 챔피언 컵스는 1년만의 NLCS 리매치 첫 두 경기부터 불펜 힘겨루기에서 완벽하게 밀리며 월드시리즈 2연패 전망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이번 시리즈가 불펜 싸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조짐은 다저스가 5-2로 승리한 시리즈 1차전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다저스는 5회까지 4안타(1홈런)로 2실점한 커쇼를 5회말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한 뒤 2-2이던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우선 ‘왼손타자 전담반’ 토니 싱그라니가 6회초 선두로 나선 컵스의 왼손타자 앤서니 리조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물러났다. 이어 마에다 겐타가 올라와 다음 3명을 깔끔하게 범타로 처리한 뒤 브랜던 모로와 토니 왓슨이 2명씩을 책임지고 8회 2사 후 에이스 클로저 켄리 잰슨이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아웃카운트 4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커쇼를 상대로 첫 5이닝동안 홈런 한 방 포함, 4안타와 볼넷 1개로 5차례 출루했던 컵스 타선은 다저스의 불펜투수 5명을 상대론 마지막 4이닝동안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컵스 불펜은 다저스 타선을 막지 못했다. 선발 호세 퀸타나가 5회까지 다저스 타선을 단 2안타 2점으로 묶으며 호투했지만 2-2 상황에서 6회말 마운드를 넘겨받은 헥터 론돈은 선두 크리스 테일러에 솔로홈런을 맞고 바로 역전을 허용했고 1사 후 그를 구원한 마이크 몽고메리도 7회 선두 야시엘 푸이그에 솔로홈런을 허용하는 등 1이닝동안 4안타 1볼넷으로 2실점했다. 컵스 불펜은 이날 3이닝동안 6안타 2볼넷으로 3실점했다.

 

 


포스트시즌 다저스의 불펜 키맨으로 떠오른 마에다 켄타. /AFPBBNews=뉴스1

 

 

다저스 불펜의 퍼펙트 행진은 다저스가 저스틴 터너의 끝내기 3점포로 4-1로 승리한 2차전에서도 이어졌다. 선발 리치 힐이 5회까지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1홈런)로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했음에도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역시 5회말 공격에서 힐 대신 대타를 내고 바로 6회부터 불펜을 가동시켰다. 먼저 모로가 올라와 단 18개의 투구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뒤 조시 필즈가 8회 첫 타자 하비에르 바예즈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고 토니 왓슨에 바통을 넘겼고 왓슨이 다음 두 명을 잡고 8회를 마무리한 뒤 9회 1-1 상황에서 마무리 잰슨이 나섰다. 

 

잰슨이 9회초 1사 후 리조를 몸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다저스 불펜의 퍼펙트행진은 7.1이닝(22타자)만에 중단됐지만 그는 다음 두 명을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고 탈 없이 9회를 마쳤고 다저스가 9회말 공격에서 저스틴 터너의 극적인 끝내기 3점포로 4-1 승리를 따내면서 세이브 대신 승리투수 기록을 챙겼다. 이날 컵스는 다저스 불펜을 상대로 4이닝동안 몸 맞는 볼 하나를 얻은 게 전부였다. 첫 이틀간으로 범위를 넓혀도 8이닝동안 몸 맞는 볼 하나가 유일한 출루였다. 

 

그리고 다저스는 9회말 컵스 불펜을 제물로 승부를 끝냈다. 선두타자 푸이그가 볼넷을 골라낸 뒤 희생번트로 2루에 갔고 계속된 2사 1, 2루에서 터너가 존 랙키를 중월 스리런 ‘굿바이포’로 두들겨 경기를 마무리했다. 컵스 불펜은 이날 첫 3이닝은 잘 버텼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저스는 승부가 10회로 넘어갈 경우에 대비, 1차전에서 구원승을 따냈던 마에다를 불펜에 대기시켜두고 있었다. 시즌 내내 선발투수로 뛰었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볼펜 임무를 받아들인 마에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총 3이닝을 던지며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한 타자 9명을 모두 잡아내 다저스 불펜의 ‘히든카드’ 비밀병기로 부상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9회 동점상황에서 서슴없이 마무리 잰슨을 내보낼 수 있는 자신감도 마에다라는 옵션이 있는데서 나왔다. 

 

반면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은 컵스를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끈 명장임에도 불구, 2차전 1-1 상황에서 9회말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를 아껴두고 38세 노장 랙키를 이틀 연속 기용한 것으로 인해 불펜을 잘못 썼다는 컵스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매든 감독은 데이비스를 세이브 상황에서만 내보낼 생각이었다고 밝혔지만 이는 잰슨을 1-1이던 9회초에 마운드에 올린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과 대비되며 컵스팬들을 들끓게 했다. 하지만 사실 매든 감독의 입장에선 데이비스를 내보내 일단 9회를 막더라도 그 이후 대책이 없다는 사실로 인해 손이 묶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단단한 다저스 불펜에 비해 컵스 불펜은 언제 뚫릴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느껴지고 있고 그로 인해 감독의 용병술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리즈가 결국은 불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것은 사실 예상됐던 바였지만 1, 2차전은 그런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첫 두 경기에 선발로 나선 양팀 에이스 4명 가운데 6회에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었고 승패 기록을 얻은 선수도 없었다. 양팀 감독들은 선발투수의 투구 한도를 5회까지로 제한하는 룰이라도 있는 것처럼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다저스의 탄탄하고 두터운 불펜은 상대방에게 초반에 리드를 잡지 못하면 이기기 힘들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안겨주고 있다.

 

 


명실상부 철벽 뒷문지기 켄리 잰슨. /AFPBBNews=뉴스1  

 

 

다저스 불펜은 이번 NLCS 첫 두 경기에서 몸 맞는 볼 하나를 내줬을 뿐 25명 중 24명을 잡아냈는데 이런 불펜을 상대해야할 컵스 입장에선 경기 운영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무조건 초반 리드를 잡아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다저스 선발진이 불펜 못지않게 탄탄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아 두려움과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철벽 불펜이 상대방의 투지와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다저스 에이스 커쇼도 이미 팀 불펜의 위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1차전 후 “우리 팀의 강점 중 하나가 불펜”이라면서 “물론 아직 (선발투수로서) 많이 던지고 싶지만 사실 이들(불펜)에게 공을 넘겨주는 것이 좀 더 일을 쉽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스도 이젠 5회만 마치면 불펜에 공을 넘길 준비가 된 셈이다. 

 

지난해 NLCS에서 다저스는 불펜의 허리가 무너지면서 잰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야 했고 심지어는 커쇼까지 구원 등판시켰다. 지난해 컵스와의 NLCS에서 다저스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76였고 홈런 4방을 맞았다. 하지만 올해는 첫 8이닝동안 실점은커녕 안타도 하나 없이 몸 맞는 볼 하나만 내줬을 뿐이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 시리즈를 합쳐도 상대 타자들은 다저스 불펜을 상대로 타율 0.123(65타수 8안타)에 출루율 0.149, 장타율 0.185에 그치고 있다. 다저스 불펜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1.37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저스는 불펜 하나만으로도 전혀 다른 팀인 것이다. 지금 다저스 불펜의 필승조들은 점수를 내주지 않는 차원을 넘어 아예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있으니 감독으로서도 경기 운영이 편할 수밖에 없다. 로버츠 감독은 이런 막강한 불펜 자원을 멋지게 활용해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해가며 포스트시즌 5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시리즈는 시카고 리글리필드로 장소를 옮겨 3~5차전을 치른다. 컵스로선 다저스의 철벽 불펜을 풀어내지 못하면 LA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은 필요없게 된다. 

 

비록 벼랑 끝에 몰렸지만 컵스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떡해서든 다저스 불펜이라는 힘겨운 숙제를 풀어야만 희망이 있다. 과연 컵스가 안방에서 어떤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윤호 기자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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