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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닮아가는 한국, 일본 따라 투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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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4


 

 

"롯데칠성이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해 낮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고령화로 독한 소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순하리는 도수를 낮추고 유자향까지 넣어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든 거죠."

 

한국이 저성장·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가운데 순하리 열풍을 타고 롯데칠성 주가는 4~5월 두 달 동안에만 45% 넘게 뛰어올랐다. 정윤영 스팍스자산운용 운용본부 과장은 롯데칠성에 투자하고 있다며 "고령화된 일본에서는 양주와 물을 반반씩 섞어 도수를 많이 낮추고 소주도 얼음을 넣어 희석해 마시는 등 건강을 챙기려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이 운용하는 스팍스밸류파워펀드는 저성장을 겪은 일본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 종목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출시 4개월여만에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16일 출시된 스팍스밸류파워자(주식) A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설정 이후 19.82%의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기간 코스피 수익률 10.48%를 두 배 가까이 앞서는 성과다. 

 

정 과장이 롯데칠성을 편입한 이유는 '순하리 처음처럼'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칠성이 일본 맥주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아사히와 닮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칠성은 클라우드를 출시해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며 급성장하고 있다. 아사히는 '아사히 슈퍼드라이'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아사히는 1987년에 슈퍼드라이가 출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 내 맥주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이었다. 맥주 맛에 대해 유연한 전략을 펼쳤다는데 두 업체의 공통점이 있다.

 

일본의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참을 보고 편입한 종목은 유한양행이다. 유니참은 2000년대 초반에 출산율 저하로 유아용 기저귀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이 때 유니참은 일본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에 주목해 노인층을 겨냥한 기능성 기저귀를 개발했고 일본 성인용 기저귀시장의 1위 업체로 거듭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요실금팬티 시장은 2013년 기준 약 160억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약 2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일본의 성인용 기저귀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정 과장은 "최근 바이오주가 고령화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일본의 사례로 봤을 때 고령화 사회가 됐다고 해서 단순히 복용하는 약의 수가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성장 국면에서는 내수에만 의존하는 회사보다 과거에 연구·개발한 것을 수익으로 연결시켜 수출에 나서 투자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회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 등에서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의 편의점 관련주를 떠올렸다. 일본의 편의점 업체인 로손은 10년 전에 이미 편의점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가정간편식(HRM, Home Meal Replacement)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과장은 한국의 편의점 업체인 BGF리테일의 경우 편의점 출점 규제로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현대그린푸드,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업체 3사에 눈을 돌렸다. 그는 한국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가정간편식 사업을 영위하는 식자재 3사의 주식을 모두 편입했다.

 

일본의 외식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일본인들의 합리적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국도 이미 저성장 속에서 패밀리레스토랑보다 저렴하게 한식을 먹을 수 있는 한식부페가 유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한식부페 올반을, 롯데그룹은 별미가를 운영하고 있다.

 

정 과장은 일본 의료시장에서 로봇기술의 발전과 공장자동화, 택배시장 M&A(인수·합병) 현상, 중고차시장의 성장 등 일본이 겪고 있는 일들이 한국에도 유사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대출을 무리하게 가져가지 않는 기업▲ 내수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히트상품을 만드는 기업 ▲제한적인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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