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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개발자 '안렙·네이버' 13년 직장 그만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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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0


 

 

"문서 100만 장을 스캐닝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1면 당 10초가 걸린다고 하면 347일이 걸리고 1면 당 2초씩 지연된다면 무려 416일 걸립니다. 그러나 악어스캔이면 1면 당 3.6초면 됩니다"


네이버 개발자 출신의 김용섭 대표(39)가 지난해 창업한 문서 전자화 업체 악어스캔은 이른바 '병렬 스캐닝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에게 효율적인 문서 스캐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가 서비스 산업으로서의 스캔 산업을 시작한 데는 네이버 일본 주재원 근무 당시 한 경험이 발단이 됐다. 그는 "책을 워낙 좋아해 일본에 책을 많이 가져갔었는데 다시 돌아갈 땐 양이 너무 많았다"며 "이에 50만원 짜리 스캐너를 구입해 스캔 작업을 시도했으나 며칠 안 가 병이 날 정도로 스캔 작업이 고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스캐너 서비스 사업을 구상했다.

대학생 때 불법 소프트웨어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한 차례 창업을 경험했던 김 대표는 창업에 신중한 편이었지만 스캔 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며 창업을 결심했다. 2013년 네이버 퇴사를 끝으로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를 비롯한 총 13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접고 창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퇴사 후 약 1년 동안 창업을 준비하며 현장 실사를 다녔다. 김 대표는 한 스캐너 딜러에게 스캐너 구입 조건으로 판매처를 함께 돌자고 제안해 3개월 가량 직접 발로 뛰며 스캐너 구매처를 파악했다. 김 대표는 "마치 신입사원처럼 딜러를 쫓아 다니며 누가 스캐너를 사용하는 지 스캐너 구매처들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건 국회도서관의 서고 스캐닝 작업 현장이다. 그는 "100만원 짜리 스캐너들이 100평 가까이 되는 작업장에 쭉 펼쳐져 있고 100명의 사람들이 앉아 일일이 스캐닝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대규모 작업장엔 보다 혁신적인 스캐닝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찬가지로 사람의 노동력에만 의존하고 있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 기존 방식에 기술력을 접목해 서비스 사업화하면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겠다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기존 스캐닝 작업이 문서 하나에 인력 1명, PC 1대, 스캐너 기기 1대가 이용되는 반면 악어스캔은 스캐너 8대를 병렬로 연결, 한 명의 작업자가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문서를 스캐닝, 전자화 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전자화된 문서를 악어스캔 애플리케이션인 '파인 노트'에서 열어 읽고 문서 위에 간단한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스캔 산업을 스캐너만 있으면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일, 투자 및 운영 노하우가 필요 없는 사업이라고 오해하기 쉽다"며 "그러나 스캔사업은 서비스 사업이 돼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스캔 서비스는 총 4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고객이 주문하면 서류가 입고된다. 주문은 악어박스의 크기에 따라 용량과 가격이 달라진다. 미니 박스(1만8000원)가 A4 용지 기준으로 1400장 정도, 중간 사이즈 박스(10만원)가 약 2500~3000장 정도, 대형 사이즈 박스(37만원)가 5000~7000장 정도다. 이어 디지털 작업후 인덱스 작업을 마치면 고객이 전자화된 문서를 이용할 수 있고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악어스캔은 현재 총 50여 곳에 악어스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고객은 많은 양의 의료차트를 보관해야 하는 대형병원과 성형외과 등 의료 기관이다. 이외에 기업, 교회 등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의 한 필터 중소기업과 1000만원 짜리 샘플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샘플 계약 물량 납품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 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소 300박스·1억2000만원의 정규 계약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전체 스캔 산업이 5조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전자서비스 산업은 2조 정도"라며 "대부분 대기업이 고객인데 악어스캔은 일본 내 탄탄한 중소기업들을 고객으로 공략하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악어스캔은 기존 문서 전자화 작업과 앱 서비스에 더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PC에서만 전자화된 문서를 열어볼 수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가 추가되면 고객은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든 문서를 열어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하반기에는 고객들의 중요 문서의 보완 강화를 위한 스캔 센터 개선 등 시설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악어스캔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출이 발생해 월 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번달은 이미 1억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올해 10억, 내년 80억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악어스캔은 3년 후 200억, 5년후 600억을 달성할 것"이라며 "국내·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5년 안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문서 전자화 및 관리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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