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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수능' 편입학 '대학 멋대로'…7년째 손놓은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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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7


 

 

교육부가 매년 수만 명의 학생이 몰리는 대학 편입학에 대해 무려 7년째 특정감사는 물론, 실태조사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사립대는 편입 시험문제와 정답까지 아예 공개하지 않아 전형 자체가 불투명한데도 교육당국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여태껏 편입을 방치한 만큼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특별감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지난 2007년 이후 서울에 있는 사립대의 편입(일반·학사편입)을 놓고 별다른 조사나 감사에 착수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10월 모 사립대에서 편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 12곳을 골라 특별조사에 들어간 것이 마지막이다.

이렇듯 교육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편입은 사각지대로 전락해 내로라하는 사립대들은 편입 시험문제는 고사하고 정답마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18명 모집에 3984명의 학생(안암 기준, 일반·학사)이 지원할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고려대 2015학년도 편입에서는 영어능력평가고사(KUET)를 30% 반영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금까지 편입 시험문제와 정답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입학에 관련된 사항은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처럼 상당수의 서울 주요 사립대들은 유독 편입 시험문제와 정답을 비공개로 못 박고 있다. 편입이 '제2의 수능'으로 불리면서 해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보니 정답이 공개될 경우 발생할 오답이나 복수정답 논란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사정이 이런 데도 교육부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일부 대학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여왔는데 편입도 살펴봤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편입 시험의 정답 공개는 거의 없으나, 토익 등 공인어학시험도 정답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한 사건이 아니면 보통 종합감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편입 전반에 걸쳐 부정입학 여부 등 실태조사를 수 년째 거른 것만으로도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강대의 한 교수는 "교육부의 인식은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식으로 종합감사로는 뒷말이 무성한 편입을 제대로 따져보기 힘들다"며 "편입의 특성을 감안해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대부터 감사에 착수해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편입은 대학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에 들어가는 '일반편입'과 대학을 졸업하거나 학사학위 소지자가 다시 3학년부터 시작하는 '학사편입'으로 나뉜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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