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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軍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으로 나라 지키라는 특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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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4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특전사 군인들에게 지급된 방탄복은 북한군 주력 소총에 관통될 만큼 성능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알도 막지 못하는 방탄복을 입혀놓고 특수임무를 맡긴 셈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방탄복 제조업체인 S방산업체가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납품한 다기능방탄복은 방탄판 방호등급이 3등급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방탄복은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와 최전방 부대, 특수전 사령부 및 특공부대, 대테러부대, 해안 경계부대, 수색·기동대대 등에 보급된다.

방호규격 1등급은 파편을 막을 수 있고 2~3등급은 권총을 방호한다. 3등급 초과는 M16 소총부터 M60 기관총탄까지 방호할 수 있다. 만약 3m 안팎의 거리에서 북한군의 주력 소총인 AK47소총과 88식보총의 총탄을 직격으로 맞아도 관통할 수 없다.

S사가 납품한 방탄복은 3등급으로 북한의 개인화기인 AK-74(AK-47 개량형) 소총으로 쏠 경우 탄환이 방탄복을 뚫을 수 있기 때문에 인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특전사는 이 같은 '부적합' 방탄복을 13억여원을 들여 대량 구입했고, 검찰 수사결과 납품 과정에서 당시 특전사 군수처장이었던 전모(49·구속기소) 대령이 박모 중령과 공모해 성능평가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특전사의 다기능방탄복 조달업무를 담당했던 전 대령은 2009년 10월~12월 예하부대인 제3공수여단과 제707대대에 대테러·대침투 작전 등 전술상황에서 다기능방탄복 부대운용시험을 실시하라는 취지의 지시공문을 내려 보냈다.

방탄복 성능이 실제 임무수행에 적합한 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707대대는 자체 전술 훈련 등에서 S사가 생산한 방탄복을 실제 착용하고 성능을 시험했지만 품질이 기준치에 미달하자, 다기능 방탄복 시험착용 결과 부적합하다는 의견으로 전 대령에게 보고했다.

707대대는 "방탄 플레이트 등급이 낮아 생존률이 저조하다"고 보고했다.

또 "방탄복의 어깨보호대에 걸려 사격에 제약을 받는다. 혼자서 방탄복을 착용하는 건 불가능하고 신속하게 해체할 수 없어 긴급 상황 발생시 생존성이 저조하다"며 "S사의 다기능 방탄복은 모든 면에서 부적합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전 대령은 '다기능방탄조끼 시험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707대대의 보고내용은 모두 누락해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부대운영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제3공수여단의 자료를 허위로 만들어 끼워넣었다.

당시 특전사 군수처에 근무했던 박모(43) 중령은 전 대령의 지시하에 마치 공수여단 정찰대가 다기능 방탄복을 정상적으로 시험평가한 결과 특전부대 임무수행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전 대령은 이러한 허위 보고서를 특수전사령관에게 보고해 결재를 거쳐 S사를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S사는 3등급에 불과한 방탄복 총 2062벌을 2010년~2012년 3차례에 걸쳐 납품했다.

국방부는 감사원 감사와 국감 등에서 논란이 일자 지난해부터 AK-74에 뚫리지 않는 신형 방탄복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는 방탄판 방호등급이 4등급으로 상향된 다목적방탄복이 전군에 납품되고 있어 적의 주력소총에 대한 방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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