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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위문공연 흔들던 걸그룹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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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9

 

 

연예병사제도가 2013년 8월 폐지된지 1년 반이 지났다.

연예병사(홍보지원대)들이 사라진 군 위문공연 무대는 누가 채우고 있을까.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2013년 7월 가수 세븐과 상추 등 몇몇 연예사병의 안마방 출입 사실이 불거지며, 군은 같은해 8월 1일부로 17년간 운영돼 오던 연예병사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 무대 주인공 연예인에서 장병으로…다시 ‘우정의 무대’

당장 군 위문공연의 상징인 FM 라디오 국군방송(96.7MH)의 '위문열차'는 급격한 변화가 일었다.

사실상 공짜로 쓸 수 있었던 연예병사들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며 공연구성 자체를 뒤엎을 수 밖에 없었다.

위문열차측은 장병들이 직접 공연에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는 코너를 대폭 늘렸다.

18일 국방홍보원 관계자에 따르면, 연예병사제도 폐지 전 공연 출연진에서 연예병사가 차지한 비율은 50%, 걸그룹이 30%, 외부인사가 20%였다. 연예병사제도 폐지 뒤에는 장병과 걸그룹이 80%, 외부인사가 20%로 바뀌었다.

걸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연예병사들이 빠진 자리를 해당 부대 장병들이 직접 메우게 된 셈이다.

위문열차 공연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장병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늘며 오히려 장병들의 반응은 좋아졌다"고 밝혔다.

장병들이 직접 출연하다보니, 라디오와 국방TV에 출연하게 된 장병들이 가족들과 애인에게 자랑하고, 그덕에 국방TV에서 위문열차 시청률이 자주 1위를 차지하게됐다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90년대 일요일 안방TV의 상징 '우정의 무대'에서 장병들의 숨겨진 끼가 프로그램의 원동력이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군복무와 훈련에 지친 장병들이 즐기고 노는 자리가 위문공연의 본래 목적이라면,  연예병사 없이도 일단 잘 해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 연예병사 퇴출이 걸그룹 퇴출?

그렇다고 군 입장에서 화려했던 옛시절이 전혀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위문공연의 백미는 예나 지금이나 역시 예쁘고 발랄한 여가수들의 무대다. 남성 연예병사가 없더라도 '걸그룹'만 있으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연예병사제도 폐지는 걸그룹 섭외력 저하로 이어졌다.

연예병사제도 폐지 전에는 인지도가 높은 장병 연예인이 해당 공연에 출연하게 되면, 기획사 연줄 등을 통해 같은 회사 소속의 걸그룹 섭외가 쉬웠다.

또 연예계 관례상 대형스타들이 공연에 오르면 출연하게 되는 걸그룹들의 급도 따라서 올라가고는 했다. 이를테면 군생활 중이던 '싸이'나 '비'가 출연 결정되면, 걸그룹의 급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뜻이다.

연예병사가 사라진 지금 상황에서 예전 수준의 걸그룹 섭외력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석현 당시 민주당 의원이 2013년 10월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되기 전인 그해 6월까지는 달샤벳, 걸스데이, 나인뮤지스 등 비교적 알려진 걸그룹들이 위문열차에 출연했다. 연예병사제도 폐지 뒤 출연한 걸그룹들을 보면, 이전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걸그룹들이 대체적이었다.

꼭 걸그룹의 '급'이 아니더라도 남성 연예병사의 공연이 없어진 점도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군의 한 관계자는 "흔히 군인들이 걸그룹들만 좋아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며 "TV에서 보던 또래의 남자 연예인이 군인 신분으로 공연하는 것 자체가 장병들에겐 '위로'감을 주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예병사제도 자체가 없어진 것은 군 차원에서도 손실"이라며 "특기가 있는 병사들을 군 차원에서 존중한다는 기조와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된지 1년 반이 넘어가지만, 몇몇 연예병사들의 잘못으로 장점이 많았던 제도 자체를 폐지한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군안팎에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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