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먼저 떨어졌다는 이유로, 나뭇가지에 살짝 스쳤다는 이유로 맛이나 영양 면에서 차이가 없음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 유통구조와 편견을 '이런쨈병'으로 조금씩 바꾸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콘돔을 출시해 화제가 된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부사장이 이번에는 잼을 내놨다.

오리콤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부사장이 떨어지거나 상처가 나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과일(낙과)로 만든 잼 '이런쨈병'을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용만 부회장은 3년 전 태풍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도우려 낙과를 구해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선물한 것이 영감을 주었다.

이런쨈병은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된 것처럼 낙과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런젬병' 같은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상품이지만 과실 본질의 내재가치를 최대한 살려 상품 가치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패키지 디자인도 '다람쥐도 욕심낸 꿀밤으로 만든 쨈', '참새가 찜 했던 꿀배로 만든 쨈'이라는 이야기가 담긴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일러스트로 표현돼, 따뜻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런쨈병 사업은 환경과 농민을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 인시즌과 같이 진행한다. 인시즌은 부모님이 정성스레 키운 과실이 낙과나 상처로 인해 거의 떨이로 팔게 되 속상해하는 부모님을 보고 낙과 등을 주재료로 한 잼 사업을 시작했고, 어떤 인공첨가물도 없이 100% 천연 수제로 만드는 회사이다.

우선 오리콤은 이런쨈병을 4년째 후원하는 옹달샘 지역아동센터 등 보육원 3∼4곳에 전달하고, 설 연휴가 끝나면 농가와 협의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수익금 전액은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돌려준다.

콘돔에 '바른생각'에 이어 두 번째 사회적브랜드인 셈이다. 박부사장이 지난해 출시한 바른생각은 미혼모 방지를 목적으로 출시한 사회적 브랜드로 바른생각 판매를 담당하는 빅앤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아동보육시설 선덕원과 정기 후원협약을 맺었으며, 수익금 일부로 청소년용 성교육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세계 광고인들의 등용문인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출신으로 2006년 광고회사 빅앤트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10월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에 합류해 모든 광고 캠페인을 총괄하고 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