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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암수 사자 2마리에 물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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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2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암수 사자 2마리에 물려 '사망'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 우리에 사육사 김모씨(53)의 피가 묻어있다.이날 오후2시께 사육장안에서 사육사 김모씨가 사자에 물려 인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사진=뉴스1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12일 오후 2시 15분쯤 사육사 김모(53)씨가 방사장 내에서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사자 두 마리에 물려 심폐소생술 등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어린이대공원은 이날 오후 5시 20분 어린이대공원 회의실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사육사 김씨가 사자 방사장 내에서 사자들에게 먹이를 주는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암수 사자 두 마리에 물려 숨졌다고 밝혔다.

건국대 병원 측은 "정확한 사인은 부검해봐야 겠으나 목의 상처가 주요 사망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동물원에서 일한지 20년 된 사육사로, 맹수사 경력도 3년 쌓았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대공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혼자 방사장에 들어갔다.

김씨가 진행한 프로그램은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으로 동물 모형의 종이를 넣고 그 안에 먹이를 넣어 사자가 사냥하는 것처럼 진행된다. 동물의 움직임을 좋게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총 7마리의 사자가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오후 1시 50분쯤 모두 종료됐고, 오후 2시 10분쯤 뒷마무리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김씨는 사자 2마리에게 물려 상처를 입었다. 김씨를 공격한 사자 2마리는 모두 2006년생 10살이며, 각각 암컷과 수컷 한 마리씩이다.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암수 사자 2마리에 물려 '사망'
안찬 어린이대공원장이 12일 사육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정혜윤 기자


출혈이 심각한 김씨를 동료직원 2명이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를 처음 발견한 소방담당 직원은 "오후 2시 25분쯤 소방점검을 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하니 김씨가 쓰러져 있어 동료와 함께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목격한 직원들은 김씨의 쓰러진 뒷모습이 보였고, 사자들이 그 주변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마무리 후 사자를 내실에 가둬야하지만 방사실 내 사자 두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내실 문은 사람이 수동으로 여닫게 돼있고 철판으로 만들어져있다.

출동한 119 대원들에게 구조된 김씨는 인근 건국대 병원으로 옮겨져 오후 3시 14분쯤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원인과 관련해 어린이대공원 측은 원래 2명의 사육사가 방사장에 들어가야 하지만, 동료직원이 정기휴무라 김씨 혼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린이대공원의 위기관리매뉴얼에도 방사장 안에 두 명이 반드시 함께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은 별도로 없어 안전관리 미비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해당 사고가 일어난 직후 어린이대공원 측은 일단 사자가 있던 우리를 폐쇄하고, 사자를 완전히 격리 조치했다.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지난 1973년 개원해 지난 2006년부터 시민들에 무료로 개방중이다. 총 95종 4100마리의 동물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5시부터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휴장에 들어간 상태로, 사고 현장에 일반 관람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찬 어린이대공원장은 "깊은 애도와 사죄를 드린다"며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3년 11월에는 과천 서울대공원 사육사 심모씨가 호랑이 전시장을 청소하다 내실 차단벽을 밀고나온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에 목과 척추를 물려 보름 만에 숨진 바 있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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